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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의 도시락 - 도시락을 아는 세대와 모르는 세대의 교감

다음블로그한글로 2012. 3. 10. 14:31

2012년 3월 8일 개봉한 "스탠리의 도시락 (원제 : Stanley Ka Dabba 영어제목: Stanley‘s Tiffin Box)' 은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이미 작년에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이 영화가 다루는 부분이 바로 '학생들의 점심'이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 '아이들의 점심' 문제를 가지고 한바탕 찬반 논란이 있었고, 그 대결은 극한으로 치달았으며, 서울 시장이 자신의 직을 걸고서 무상급식을 막으려다 시장직을 내놓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스탠리는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지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다. (그 이유는 영화의 마지막에 펼쳐지니, 자꾸 묻지 마시라) 그래서, 점심 시간에는 "빵사먹는다"고 거짓말하고 나가서 수돗물을 먹는다. 배가 고파서 수돗물을 먹는 모습! 예전에 학교에는 한 두명씩 이런 친구들이  있었다. 요즘도 분명히 있겠지만, 무상급식 덕분에 이제는 거의 사라진 모습.



그런데, 이 학교에는 무시무시한 '식탐 대마왕'이 있다. 이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의 도시락을 몰래 훔쳐 먹거나 (티 안나게 하느라 애쓰지만.. 티가 안날리가) 혹은, 대놓고 뺏어 먹거나 한다. (이 선생님이 왜 도시락을 안싸왔는지는.. 나중에 감독을 만나면 물어보시길.. 나도 모른다 ^^) 그런데, 이 선생님은 '아이들의 점심'도 뺏어먹는다!!! 이런.. 선생님이 있다니!!!




이 식탐 대마왕 선생님은 도시락을 싸오지 않는 '스탠리'를 제일 싫어한다. 엄청난 5단 도시락을 싸오는 녀석은 정말이지 '애지중지'하면서 말이다. 대체 이런 사람이 선생님이라니..


하지만, 스탠리는 도시락을 안 싸오는 것 빼고는 구김이 없다. 공부도 곧잘하고, 글짓기도 잘한다. 친구들에게는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는 통에, 아이들이 스탠리 주변에 늘 득시글거린다. 거기다 춤도 잘춘다.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친구의 유일한 단점은..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다는 것"


아이들은 십시일반, 자신의 도시락을 기꺼이 내놓는다. 조금씩 나누어 먹는 모습. 정말이지 '십시일반'(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이란 고사 성어가 인도에서 꽃을 피우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들은 식탐 대망왕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도망가면서 밥을 먹는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급기야 식탐 대마왕은 "도시락 싸오지 못하면 학교 나오지 마"라고 소리친다. 그리고.. 스탠리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줄거리다. 중간중간 잔 재미도 많고, 그 이후에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단순히 '도시락'에 대한 추억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자리 싸움'부터 갖가지 에피소드는.. 분명히 인도에서는 "현재형"이겠지만, 나에게는 "과거형"으로 다가왔다.


마침, 같이 영화를 본 2학년짜리 아이는 스탠리의 도시락 시작 부분에 나오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있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스탠리가 불쌍하다'며 눈물까지 보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는 30대 이상의 <도시락 세대>를 위한 영화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극장 곳곳에 있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오히려 <아동영화>로도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건.. 엄마와 아빠가 아이의 손을 잡고 와서 보는 <가족영화> 되시겠다.


배경이 '인도'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왠하면, 스탠리의 도시락에 나오는 '스탠리'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무상급식(의무급식)>이란 제도가 뒷받침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성격에 따라서 이런 급식을 막으려는 시도도 여러번 있었기에 안심할 일은 아니다.


스탠리는 씩씩해서 자신이 도시락 싸오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부끄러움이 없었지만, 실제로는 그러기 힘들다는 것, 잘 알지 않나? 그리고 스탠리의 도시락은 마지막 부분에 폭풍 감동을 주면서 모든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 비밀을 알고나면 가슴 한 편이 너무나 아프고, 눈물이 복받치게 된다. 과연 그 비밀은 무엇일까? 그건.. 극장에서 밝혀내시길.. ^^


잔재미 하나 : 스탠리의 도시락에 나오는 그 악랄한 <식탐대마왕>이 실제로 이 영화의 각본까지 쓴 감독

잔재미 둘 : <식탐대마왕>의 진짜 아들이 바로 <스탠리>역을 했다는 사실!




스탠리의 도시락 (2012)

Stanley‘s Tiffin Box 
8.8
감독
아몰 굽트
출연
파르토 A. 굽트, 디브야 두타, 아몰 굽트, 누만 쉐이크, 아비쉑 레디
정보
코미디, 가족 | 인도 | 95 분 | 2012-03-08



영화 총평 : 아이들과 함께 보거나, 연인과 함께 보거나, 친구들과 함께 봐도 좋은 영화. 기분좋은 감동과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줄 영화. 스탠리의 도시락!



인도 영화 즐김이

한글로


(한국 인도 영화 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