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 Bollywood/한글로의 인도 영화

화가 난 인도의 미용사들 - 이발사라고 부르지 마!(인도 영화 Billu뒷얘기)

다음블로그한글로 2009. 7. 15. 12:13

화가 난 인도의 미용사들

이발사(Barber)라고 부르지 마!(인도 영화 Billu 뒷얘기)

 

 

샤룩 칸 조연의 '빌루'

 

▲ 빌루(Billu) - 제목 바뀌기 전의 포스터

 

 

올해 2월에 인도에서 개봉한 영화 "빌루(Billu)"는 인도의 대스타 샤룩칸(Shahrukh Khan)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경찰관으로 나온 이르판 칸 (Irfan Khan)이 주연한 영화다. 이 영화는 2007년에 인도 께랄라(Kerala)지방에서 말라야람언어로 최초로 만들어지고, 2008년에 타밀지방에서 타밀어로 리메이크된다. (타밀 지방 리메이크에는 '춤추는 무뚜'로 유명한 라즈니칸트가 조연을 맡았다.)

 

그리고, 볼리우드(인도 영화계를 일컫는 말 - Bombay+Hollywood= Bollywood)의 본거지인 "뭄바이(옛 봄베이)"에서 힌디(힌두어)로 2009년에 다시 만들어졌다.

 

최근 인도 영화는 자국 영화의 리메이크가 성행하고 있다. (인도는 20여개의 공용어를 모두 인정하는 나라이며, 언어는 서로 소통이 안되는 수준의 언어들이 많다.) 특히, 인도 역사상 가장 큰 흥행성적을 올린 '가지니 Ghajini'도 타밀어에서 먼저 개봉하고, 후에 같은 감독이 힌디로 리메이크한 것이다.

 

어쨌든, 샤룩칸이 조연이긴 하지만, 극중에서 '슈퍼스타'로 나오는데다가 각종 뮤직 비디오에 까메오로 출연하는 사람들이 인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절할 정도'로 초호화 캐스팅이라..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모두들 관심을 가졌다.

 

"이발사 빌루" - Billu Barber

 

 

2009년 부천 영화제에서도 상영하는 이 영화는 '이발사'인 '빌루'와 관계된 아주 풋풋한 이야기다. 시골 마을에서 영화촬영이 시작되면서 일어나는 헤프닝을 그린 것인데, 여기서 '빌루'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다리가 부러진 의자, 녹슨 가위, 더러운 거울... 이런 누추한 곳에서 하루 하루를 간신히 살아가는 가장 빌루. 아이들 학비를 못내고도 교장에게 당당한 '자존심'의 사나이.... 그의 직업은 이발사다.

 

"이발사 빌루"가 "빌루"로 바뀐 사연은?

 

 

가슴 징한 감동을 주는 이 영화...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 영화의 제작사는 주연 배우인 샤룩 칸이 만든 '레드 칠리스 엔터테인먼트 Red chillies Entertainment'인데, 뜻밖의 항의가 접수된다.

 

원래, 뭄바이의 수백개 '이발소'들과 함께 홍보를 진행할 생각으로 현수막이며 뭐며 다 준비해 두었는데, 여기 저기서 포스터가 찢겨나간다. 왜일까?

 

 

Salon and Beauty Parlors Association(미용실 연합)에서는 다음과 같은 발표를 한다.

 

"Barber는 카스트를 나타내는 아주 나쁜 말이며, 우리를 경멸하는 말이다. 헤어드레싱은 예술이며, 많은 여성 종사자들도 있다. 만약 '이발사'가 히트하면, 여성 헤어드레서들도 모두 '이발사'로 불릴게 아니냐? 그래서 우리는 "이발사 빌루(Billu Barber)"대신에 "헤어드레서 빌루(Hairdresser Billu)"로 제목을 바꿀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관련기사 http://www.mid-day.com/entertainment/2009/feb/070209-MNS-Beauty-Parlors-Pakistani-players-Victory-Billu-Barber-Suresh-Amre-Uday-Takke-Shah-Rukh.htm]

 

그냥 웃고 지날 수 없는 일이었다. 뭄바이에만 이 단체의 회원 2만7천명이며, 마하라슈트라주 전체에는 35만명이 있으니 말이다.

 

회사를 이끄는 대배우, 샤룩 칸은 이에대해 바로 사과를 하고,2009년 2월 9일경, "이발사 빌루"에서 "빌루"로 이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다. 문제는 이 영화의 개봉이 2월 13일이라는 점이었다.

 

나흘 전에 제목이 바뀌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샤룩칸의 말을 빌리면 "이 영화는 사랑과 신에 관한 좋은 감성으로 만든 것인데, 이것이 누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관련기사)

 

그래서, 포스터에서 'Barber'라고 쓰인 부분엔 검은색 칠을 했고, 빌루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Barber"가 들어간 자리에 감독이름을 넣어서 모든 그림들을 고쳤다.

 

 

▲ 빌루 바버(Billu Barber)가 "빌루"로 바뀌었다.
(Priyadarshan은 감독 이름)

 

 

 

2009년 7월 18일과 7월 25일,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영화, '빌루'가 우리나라에서 상영된다. (처음에는 '이발사 빌루'로 왔지만, 곧 다시 '빌루'로 공식 제목을 고쳤다. 우리나라 미용사 협회에서 손쓴것은 아니다. ^^)

 

특히 2009년 7월 18일(토) 오후2시 부천시청 상영시에는 상영시작 1시간 전부터 각종 인도 관련 문화행사가 벌어진다. 헤나그리기, 인도 뮤직비디오 상영, 인도 까딱 댄스 공연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누가 하냐고?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Bollywood Lovers)"에서 한다. ^^

 

 

 

인도 영화 즐김이

인도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indiamovie.kr

한글로

 

 

"보너스!" 영화 "빌루"의 스틸컷! (공식 홈페이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