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영화 Bollywood/한글로의 인도 영화

인도 영화 [블랙 Black]의 성공을 기원하지만, 기분은 착찹한 이유

다음블로그한글로 2009. 8. 28. 23:06

인도 영화 블랙 Black 이 개봉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영화입니다. 이미 2005년에 나와서 우리 모임에서도 여러번 상영했고, 제 자신도 번역부터 시작해서 볼때마다 눈물짓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각종 매스컴에 집중포화식으로 글이 쏟아지고, 결국은 이번 주에는 예매2위를 했다는 소식입니다.






그런데도 기분이 착찹한 것은 왜일까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성공으로 그와 비슷한 형식의 영화가 성공을 하면, 다음에 우리나라에 들어올 영화도 이런 식의 영화일것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하긴, 슬럼독밀리어네어의 경우 인도의 스탭을 쓰긴 했지만, 국적은 인도가 아니고 영국이었지요. (합작이긴 합니다만) 그리고 블랙은 인도 영화지만, 철저히 인도라는 것을 배제한 영화입니다. 실제로 영국티가 많이 나도록 쉼라로 설정했고, 거리의 모습도 인도스러운 모습은 없습니다. 심지어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은 인도의 기본적인 '예의'인데, 그것을 야만인이라고 못먹게 하는 모습은.. 물론 중산층이고 영국계 인도인이라고 쳐도.. 그리 편하지는 않은 모습입니다.


이 다음에 개봉할 영화가 디파 메타 감독의 '물 Water'라고 하는군요. 이것도 인도 배우 - 존 에이브러햄!!-가 모두 나오고, 감독도 인도사람이지만.. 실제로 캐나다 대표로 아카데미에 나갔던 아이러니한 과거를 가진 영화죠.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 Water - 인도 영화가 아닌 캐나다 영화인 까닭 http://blog.daum.net/hangulo/9395858 )



결국은, 인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는 '춤추고 노래하는 영화'가 아닌, 그것을 뺀 영화들이 힘을 얻게 될까봐 무섭습니다.


하긴 쓸데없는 생각일 수도 있지요.


이번 기회에 인도 영화계의 저력을 발견하고 (발견하려면, 이미 슬럼독때 발견했어야 하지만..^^) 인도 영화들을 왕창 수입하는 일대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블랙'같은 영화만 계속 들어와서 인도 영화의 대표작이라고 계속 그러면.. 우리 모임의 상영작을 대거 바꾸어야 하는 사태도.. ^^


특히 '블랙'의 경우, 누가 물어보더군요. 인도 영화인데, 인도 영화라는 부분은 거의 마케팅에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긴,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도'라는 단어가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라도, 그리고 이 영화가 갖는 애매한 위치때문에라도 아마 분리한 것 같습니다.


인도 관련 동호회에 특별히 무엇을 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매니아층이 아닌 일반 관객 대상의 마케팅만 하고, 그냥 '감동적'인 부분과 뉴욕타임즈인가가 10대 영화로 뽑았다는 식의 마케팅으로 수준을 높이는 듯 보입니다. 옳은 선택이지만,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ㅠㅠ


하긴, 블랙은 우리 모임에서 상영할 때도 그리 대박 인기있는 작품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감동은 있지만, 그걸 계속 몇번씩 보거나 할 정도의 '즐거움'이 없어서였을까요? 


영화 까비쿠시까비감(2001) Kabhi Khushi Kabhie Gham (때론 기쁘고, 때론 슬프고)
우리나라에 수입되었지만, 결국 개봉을 못한 영화


어쨌든, 인도 영화를 가장 가까이서 8년간 접해 온 제가, 블랙이란 영화에 이리도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블랙이 아카데미를 향한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계산된 역작'임은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 아카데미 위원회에서는 인도 대표로 블랙 대신에 '빠헬리 Paheli'를 내보냈고, 역시 후보에 오르지 못했지요. 아마 이때 반살리 감독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을 것입니다.




'만약에' 블랙이 그 해에 아카데미로 향했다면, 과연 후보에 올랐을까요? 과연 수상을 했을까요? 그래서 4번째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의 영광을 인도에 돌릴 수 있었을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단지,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사와리야 Saawariya'를 보고나니, '데브다스 Devdas'때의 천재적인 번득임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 같이 느껴졌고, 험 딜데 쭈께 사남 (Hum dil De Chuke Sanam)에서의 유치하지만 흥겨운 인도 춤을 잃어버린 듯 보였고, 왠지 모를 연민이 타올랐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재를 잃은 것인가..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그나마 '인도' 국적을 가지고 있는 영화가 정말 오래간만에 개봉을 합니다. (물론, 몇 년전에 '키스나'가 '비욘드 러브'라는 이름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 적도 있지만..) 


아미타브 밧찬과 라니 무커르지의 유명세가 하늘을 찌르고, 그로 인해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아미타브 밧찬 Amitabh Bachchan (영화 Bunty aur Babli 중에서)


그래도 언제나 마음 한 구석엔... 춤추고 노래하는,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들이 극장에 걸리는 기대를 해봅니다. 분명히 그렇게 될 날이 오겠지요. 올겁니다. 그 날을 위해!


영화 빌루(Billu , 2009)

샤룩칸과 디피카



인도 영화 즐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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